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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ces-writing,pictures,cartoons etc

노루와 나 (동화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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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깊은 숲속에 모닥불이 와글와글 타오르고 있었어요. 


그 위에는 꿰어진 노루 한 마리가 놓여 있었지요. 


노루는 나무막대에 꽂혀 있었고, 불길은 천천히 그의 몸을 감싸며 올라오르고 있었어요.

"쓰읍, 쓰읍!" 불길이 노루의 털을 태우며 내는 소리가 숲을 가득 채웠지요. 


그러나 그 소리는 숲의 고요함을 깨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깊은 정적을 만들어냈어요.

불길이 노루의 몸을 태우며 피어나는 연기는 눈이 따가울 정도로 짙었어요. 


연기는 천천히 하늘로 올라가며,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을 발산하며 숲을 비추었지요. 


그리고 그 연기 속에서는 노루의 누린내가 토악질을 일으키는 듯한 냄새가 났어요.

그러나 그 냄새는 숲의 생명들에게는 익숙한 냄새였지요. 


그들은 그 냄새를 맡으며, 삶과 죽음의 순환, 그리고 자연의 무자비함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이렇게 모닥불은 밤새도록 타오르며, 숲속의 생명들에게 하루의 끝을 알렸어요. 


그리고 새벽이 오면, 모닥불은 천천히 꺼지며, 숲속은 다시 고요함을 찾게 되었지요.

이 숲은 오늘도 삶과 죽음, 그리고 변화의 무한한 순환을 계속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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